시 읽기, 윤동주의 <개>
개 눈 위에서 개가 꽃을 그리며 뛰오. _1936. 12월. (추정) 시골 집 마루 앞, 티 없는 풍경이 펼쳐져 있다. 마루 위에는 종이 한 장과 연필 한 자루 놓여있다. 화가는 연필을 들어 눈 앞의 풍경을 그림으로 남긴다. 시인은 그림에는 별로 재주가 없어 풍경을 시에 담는다. 는 한 폭의 풍경스케치 같은 시다. 그리고 그림이나 사진 못지 않게, 시인이 보는 풍경이 내 마음속에 생생하게, 티 없이 펼쳐진다. 티 없이 하얗고 소복하게 쌓인 눈 위에, 악의라고는 모르는 개 한마리 신나게 뛰고 있었을 것이다. 개가 밟고 지나가는 곳곳마다 꽃이 그려져있다. 이 시에 주제나 메시지가 있을까? 나는 잘 모르겠다. 하지만 그런 것이 없어도 이 시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. 언어로 나타낼 수 있는 순수 예술의 극치다. ..
리뷰/시詩
2017. 11. 6. 22:46