심야 책방의 날이라고 들어보셨나요? 말 그대로 밤 늦게까지 책방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날입니다. 2018년 6월부터 12월까지, 매달 마지막 금요일마다 말이죠. 이 날은 많은 동네서점들이 심야까지 책방을 열어두고 있습니다. 각 서점마다 소소하게 준비한 것들도 있는 것 같아요. (심야 책방의 날에 참여한 서점 리스트는 글 하단 링크를 걸어 두었습니다)
저도 첫 심야 책방의 날에, 그러니까 6월 마지막 금요일 밤에 심야 책방에 다녀왔습니다. 제가 다녀온 곳은 상수동(합정역)쪽에 있는 땡스북스라는 서점이었습니다. 디자인과 인테리어도 깔끔했고, 서점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풍기는 책 냄새도 좋았습니다. 첫인상이 무척 좋았던 서점이었습니다.
서론은 이 정도로 하고, 서점을 쭉 둘러보며 고른 책 중의 하나가 이 『시의 문장들』 이라는 책이었어요. 국어국문학을 복수전공했고, 시를 좋아하는 저는 서점에서 '시'와 관련된 책들이 보이면 한 번쯤 꺼내보는 편인데요. 이 책은 제목도 눈에 들어오고 표지도 느낌이 있고, 훑어 보니 부담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구매를 했습니다.
시 좋아시는 분들, 혹은 시에 관심은 있지만 어렵게 느껴져서 좀 부담이 되는 분들에게는 반가운 책이 될 것 같아요. 작가가 상당히 편하게 시를 접할 수 있게 책을 썼습니다. 책의 서문에 이런 말이 있어요.
시는 말 수가 적다. 너도 나도 목소리를 높이는 세상에서 압축과 생략으로 이루어진 시는 그 자체로 침묵의 소중함을 일깨운다. 하지만 처음 만난 사람이 말이 없으면 불편하듯이 시도 그래서 서먹하고 친해지기 힘들다. (19쪽)
시를 사람과 비유하는 것이 참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어요. 처음 만난 사람과 단 둘이 있으면 어색할텐데, 하필이면 그 사람이 말 수 조차 없는 사람이라면? 분위기 참 어색하겠네요.
아마 시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도 시의 말하는 법이 낯설기 때문일거에요. 작가도 그 사실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습니다. 그러면서 작가는 또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.
절친한 친구라고 해서 그 속을 다 알 수 없듯이 시도 그냥 느낌으로 읽고 좋아하는 게 먼저다. (20쪽)
사람과 사람사이에도 느낌, 분위기라는 것이 있잖아요. 시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. 이해하고 따져가면서 읽기 보다는, 먼저 그 느낌을 느껴보는 것도 시에 다가서는 한 방법이지 않을까요?
이 책도 꼭 그렇습니다. 왼쪽 페이지에는 시의 한 구절을, 오른쪽 페이지에는 그 싯구를 읽은 저자의 소감, 감상이 적혀 있어요. 전문적인 시 평론이 아니라서 어렵지 않게,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.
작가가 시를 사람에 비유한 것에 연결짓자면, 이 책은 괜찮은 친구를 소개 받는 느낌이랄까요? 저 역시 좋은 친구들을 많이 소개 받아서, 책을 읽으며 마음이 따뜻해지고, 감성적으로 채워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.
힐링이 필요하신 분들, 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부담없이, 감동적으로 읽으실 수 있을만한 책이 될 것 같네요 :)
블로그에서의 서평은 여기서 끝 맺도록 하겠습니다. 책에 대해, 혹은 책을 읽은 소감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으신 분들은, 아래 유튜브 영상을(링크) 참고해주세요~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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